미국 주식 종목 – 오티스 엘리베이터(OTIS Elevator)

코로나바이러스(COVID19)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예측하기 힘든 가운데 지난 4월 미국 증권가에서는 큰 상장 소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United Technologies Corporation) 주식의 분할 재상장이 그것인데요,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는 미국의 항공/방위산업체 기업집단(conglomerate)으로 산하에 다수 항공/방위 관련 사업체와 상업용 기계장치 제조 사업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체들 중 승강기 제조사 오티스 엘리베이터(정식 명칭은 오티스 월드와이드, Otis Worldwide Corporation)와 냉방 및 공조 기기 제조사 캐리어(Carrier Global Corporation)이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 산하에서 분리되어 증시에 독립적으로 재상장되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굉장히 큰 뉴스인데, 당시 미국에서는 COVID19, 선거 등 다른 사건사고가 많아서 그런지 별로 크게 보도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티스 엘리베이터 주식 분할 상장

오티스 엘리베이터는 뉴욕 증시(NYSE)에 OTIS라는 심벌 코드로 지난 2020년 4월 3일 금요일자로 재상장되었습니다. 1920년 4월에 해당 심벌 코드로 상장되어 거래되다가 1976년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에 인수합병된 이래, 거의 40년만에 재거래된 것입니다.

이렇게 재개편을 하게 된 배경에는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 社의 레이시언(Raytheon) 합병과 사업부 재개편이 맞물려 있습니다.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 자체는 이제부터는 항공 및 방위산업 분야에 집중하고 상업용 사업부들은 별개의 사업체로 분리하는 것이 그 골자인데요, 이로써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는 기존의 심벌코드인 UTX를 버리고 RTX라는 심벌코드(아마도 Raytheon 의 R 을 따온 것으로 생각됩니다)를 사용하여 거래가 시작되었습니다. 캐리어 글로벌도 마찬가지로 CARR이라는 심벌코드로 분리 상장되어 같은 날 거래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업

오티스 엘리베이터 社는 최초로 안전 승강기를 발명한 오티스(Elisha Graves Otis)에 의해 1853년에 설립된 회사로 160년 넘게 승강기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한국에서도 LG오티스로 시작하여 지금도 다수 아파트나 잠실 롯데타워/여의도 IFC등의 고층 빌딩에서 오티스의 승강기를 볼 수 있습니다.

Otis Elevator Company Inc. operates as an elevator and escalator manufacturing, installation, and service company worldwide. It designs, manufactures, sells, and installs a range of passenger and freight elevators, as well as escalators and moving walkways for residential and commercial buildings, and infrastructure projects. The company also performs maintenance and repair services for its products and those of other manufacturers, as well as provides modernization services to upgrade elevators and escalators. It sells its products directly to end customer, as well as through sales representatives and distributors.

위 문구를 보면 오티스 엘리베이터 社가 추구하는 사업의 본질이 명확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티스는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무빙워크류 포함)를 제조하고 설치하며 이에 대한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대부분의 기계장치류 제조업체와 마찬가지로 제조에서 유지보수, 그리고 이후 신규 장치로 교체되는 승강기의 Lifecycle 전체를 관리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이 오티스 엘리베이터의 사업입니다.

오티스 엘리베이터 社의 강점

승강기 Lifecycle 전체를 아우르는 안정적 사업구조

오티스 엘리베이터 社의 사업 특성은 승강기 제조, 설치, 유지보수, 그리고 노후된 승강기 교체로 흐르는 일련의 Lifecycle 전체에 대해서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건설경기의 위축 등으로 새로 설치되는 승강기가 줄어도 어느 정도 그 충격을 기존의 유지보수 계약을 통하여 완화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오티스 엘리베이터 웹사이트 - 사업부문
오티스 엘리베이터 웹사이트 – Products(제조 및 설치), Service(유지보수), Modernization(교체) 전체를 사업 영역으로 함을 알 수 있음

또한 일반적인 기계장치류와 다르게 승강기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부 기관의 관리 하에 의무적으로 유지보수 계약을 맺고 관리할 책임이 있습니다. 대부분 월 혹은 분기 등 Subscription-base 로 유지되는 이러한 계약들은 분할시점 Current Report 기준으로 오티스 엘리베이터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구독 수익 모델이 많은 인기를 끌며 다양한 사업분야로 확대되고 있는데, 구독 기반의 유지보수 계약에서 높은 이익률을 창출하는 사업구조는 오티스 엘리베이터 社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티스 엘리베이터 사업부문별 실적
오티스 엘리베이터 사업부문별 실적 – New Equipment 는 신규 설치, Service 는 유지보수 계약 및 노후 승강기 교체 설치에 해당됨

보수적인 시장에서의 선도적 위치와 업력

오티스 엘리베이터 자체가 가지고 있는 <오티스>라는 브랜드 네임은 2020년도 기준으로 160년 넘게 안전 승강기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이러한 브랜드 파워와 업력을 바탕으로 고층 빌딩에서의 수주 경쟁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고층 빌딩에서의 승강기는 저층 상가나 아파트와 달리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건설사의 요구사항 및 납기를 만족시키며 공사를 진척해야 하고,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시공사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부분에서 신규 업체나 초고층용 승강기에 대한 경험이 없는 업체를 선정하는 위험을 무릅쓰기보다는 경험이 많은 회사를 선택할 공산이 큰데, 오티스는 이러한 경험 많은 회사들 중에서도 대표격입니다. 초고층 빌딩의 선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에도 오티스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고, 최근에는 노후 승강기의 교체 공사도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시장에서의 경쟁 및 리스크

성숙한 시장과 치열해지는 경쟁, 그리고 중국

초고층 시장에서는 많은 시공 경험이 있는 오티스 엘리베이터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강점이 있겠지만 소규모 공사의 경우에는 다수 경쟁업체가 존재합니다. 특히 아파트에 거주하는 형태가 보편화된 아시아 쪽에서 이러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들 경쟁업체는 1) 각 시장별로 존재하는 대기업-중견기업들과 2) 저가 유지보수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하는 중소기업들로 나뉩니다. 특히 전자의 경우, 한국의 경우에는 현대엘리베이터와 같은 회사들이, 일본의 경우에는 미쯔비시나 후지텍과 같은 회사들이 있으며 이들 업체들은 현지의 시장 상황에 적합한 서비스를 유연하게 제공하고 현지 건설사들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오티스의 시장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시장이 성숙하면서 승강기 신규 설치는 새로운 해외 시장에서 주된 성장세를 보이게 되는데 중국이 대표적입니다. 중국은 오티스의 전세계 신규 설치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매우 큰 시장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해외 시장에서 현지의 법률 및 제도가 외국 업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경우에는 오티스 엘리베이터와 같은 회사도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19-2020년과 같은 미-중 간 무역 분쟁이 발생하면 중국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미국 회사들의 실적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건설경기와 연동되는 실적

유지보수 사업이 신규 설치와는 독립적으로 오티스의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뒷받침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오티스 엘리베이터 실적의 절반 가량은 신규 제조 및 설치에서 창출됩니다. 따라서 새로 건설되는 건물이 없다면 오티스의 실적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신규 설치되는 승강기가 줄어드는 일이 장기화되면 유지보수 대상이 될 승강기의 성장세도 둔화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거나 건설 경기가 하락세로 들어설 때는 오티스 엘리베이터의 사업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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