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트에서는 퀄컴(Qualcomm)에 대하여 알아보려고 합니다. 퀄컴은 나스닥에 상장(QCOM/Nasdaq)되어 있으며 한국에도 이미 90년대부터 휴대전화에 대한 로열티 지불 분쟁을 통해 잘 알려진 회사입니다.

이처럼 퀄컴 사는 이동전화와 관련된 핵심 특허들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모바일 기기의 대부분은 퀄컴이 보유 중인 특허를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최근까지도 애플, 삼성 등에서 퀄컴에 특허 사용료와 관련된 소송을 제기할 만큼 퀄컴의 특허를 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강력한 지적 재산권 포트폴리오는 퀄컴이 매우 매력적인 주식인 이유 중 하나입니다.
기술 및 특허 자산
퀄컴의 특허는 3G, 4G(LTE), 그리고 향후 도입될 5G 까지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퀄컴의 모바일 통신과 관련된 기술들을 분류해 보면 다음과 같이 나누어집니다:
- TDMA (Time Division Multiple Access / 시분할 다중접속) – 2G(한국은 해당 없음) 이동통신 기술과 관련된 표준들로 유럽과 미국에서 널리 사용되었던 GSM 기술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 CDMA (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 코드분할 다중접속) – 과거에 한국에서도 사용되었던 CDMA 2000, EV-DO, WCDMA 등 2G 및 3G 기술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 OFMDA (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 Access / 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접속) – 현재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LTE 표준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 외에도 퀄컴 사는 와이파이(Wi-Fi), 블루투스(Bluetooth), GPS 등의 다양한 기술과 관련한 특허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만 국한해서 생각해 보더라도 이러한 기술 중 어느 하나만 빠져도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퀄컴의 특허 포트폴리오는 매우 강력한 자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브로드컴(Broadcom)과 같은 회사가 인수를 시도하기도 하였고 주요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과 분쟁을 겪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퀄컴 사는 이러한 기술들에 대한 특허들을 가지고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반도체를 설계하거나 라이센싱을 주는 방식으로 이윤을 창출하며 크게 다음과 같은 3개의 주요 사업부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QCT (Qualcomm CDMA Technologies): 반도체 설계 사업
- QTL (Qualcomm Technology Licensing): 특허 사용료(로열티) 사업
- QSI (Qualcomm Strategic Initiatives): 전략적 투자 사업
각 사업부 별 2017년 회계년도 기준 매출은 다음과 같습니다:

합산하면 총 매출은 USD 22 billion 을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영업이익률은 20%를 조금 넘습니다.
반도체 사업
퀄컴의 주식이 매력적인 이유는 퀄컴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들을 활용하여 반도체 설계에 활용함으로써 반도체 공장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사업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퀄컴과 같은 회사들이 제작하는 반도체를 System on Chip (SoC) 라고 부르는데,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plication Processor)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본문에서도 AP 로 통칭하겠습니다). 저도 기술적으로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간단히 제가 이해한 바로 설명드리면, 이 SoC 는 기존의 컴퓨터 구조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또는 중앙처리장치, CPU)에 해당되는 부분과 다양한 기능(통신, 비디오 가속, 음향 등)들이 추가되어 집적회로 하나로 집약된 구조를 의미하는데, 소형화 및 전력 소모 최소화가 필수적인 모바일 기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장치입니다.

퀄컴의 SoC 브랜드명이 바로 스냅드래곤(Snapdragon)으로,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설계하는 애플(Apple A Series)과 삼성(Samsung Exynos) 또는 화웨이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고성능 모바일 기기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을 사용하고 있어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도체 사업은 QCT 매출로 이어지게 되는데 QCT 로부터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퀄컴의 주요 사업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LG 나 삼성(삼성은 엑시노스가 있음에도 모델에 따라 퀄컴 AP를 사용), 다수 중국계 스마트폰 제조사의 상위 모델들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스냅드래곤과 같은 원칩(One Chip, SoC) 형태의 반도체 외에도 통신 모듈, 그래픽 모듈(Adreno) 등의 솔루션도 제조사들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애플은 자체적으로 설계한 A 시리즈에 무선통신 모듈이 들어 있지 않아 퀄컴과 인텔에서 통신 모듈을 담당하는 칩을 구매하여 사용합니다. 과거에는 퀄컴의 제품만 사용했으나 지속적으로 인텔의 납품 비율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까지는 인텔 통신 모듈의 품질이 썩 좋지는 않아서 완전히 교체당하거나 비중이 역전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만, 원가 절감을 위해서 감히 다른 제조사들이 내리기 어려운 변화를 과감히 실행하는 애플이기에 안심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실제로 애플이 5G 통신 모듈을 자체 설계하고 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퀄컴은 팹리스(Fabless) 모델로 QCT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반도체 공장(파운드리, Foundry)을 직접 소유하며 운영하지 않고, 설계한 반도체를 TSMC 와 같은 반도체 생산 업체에 맡기는 형태입니다.
라이센스 사업
QTL 은 퀄컴의 라이센스 사업부로 특허 사용료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스마트폰, 태블릿 PC, 그리고 기타 모바일 장치들에 대해서 라이센스 비용(LIcense fee)와 로열티(Royalty)를 지속적으로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로열티 수익의 경우 매출 대비 % 로 과금하거나 장치 1대당 가격을 산정하여 과금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라이센스 사업은 모바일 기기 제조사가 많은 중국과 삼성에서 대부분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애플도 퀄컴의 지적 재산권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에 기기 매출당 5%를 퀄컴에 지불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소송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수익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퀄컴은 애플과의 합의안으로 매출당 3.5%로 로열티 금액을 낮추고 고가의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한전된 가격까지만 이 3.5%를 적용하는 등의 내용을 제출하였는데, 어떻게 될지는 더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쟁 및 리스크
시장 지배력
첨단 기술 산업인 만큼 경쟁이 매우 치열한 분야 중 하나입니다. 외형적으로만 본다면 퀄컴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AP 시장은 퀄컴이 주도하고 애플과 삼성이 퀄컴을 쫓고 있는데, 사실상 애플은 자사의 AP (A 시리즈) 를 자사 제품인 아이폰과 아이패드에만 사용하고 다른 회사에 팔거나 라이센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담입니다만, 성능만 본다면 애플 A 시리즈는 동 세대에서 최상급인데, 자사 제품에만 사용하려고 이 정도의 아키텍처를 개발하는 애플의 고집도 참 놀랍습니다. 애플을 제외하면 삼성이 남는데, 삼성은 일부 중국 업체에 라이센스 주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자사 하이엔드 제품군(갤럭시 시리즈)에 사용하기 때문에 점유율은 높지 않은 편입니다.
중국/대만 경쟁사들
다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세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화웨이와 같은 업체는 수직계열화를 활발하게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자사의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AP도 하이실리콘이라는 자회사를 통하여 설계하고 있습니다 (하이실리콘도 마찬가지로 팹리스). 또 저가 시장은 대만 팹리스 업체인 미디어텍의 점유율이 만만치 않습니다. 2017년도 기준으로 퀄컴-애플에 이어 시장에서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디어텍은 저가형 제품에서는 이미 퀄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제조사와의 관계
위의 라이센스 사업에서 언급한 기기 제조사들과의 법적 분쟁도 퀄컴의 리스크 중 하나입니다. 애플이 퀄컴에 대하여 소를 제기함에 따라서 판결에 따라서는 라이센스 사업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큽니다. 기기 제조사들이 전세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규제 당국들의 추가 조사도 진행되는 중입니다.
이러한 제조사와의 관계는 장기적으로 퀄컴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큽니다. 애플을 위시한 제조사들은 라이센스를 회피하기 위해서 자체적으로 설계한 칩을 활용하려고 하거나 퀄컴에서 구매하던 칩의 비중을 줄이고 공급사를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NXP 반도체 인수 건
퀄컴은 NXP Semiconductor 라는 반도체 회사를 인수하려고 하는데 국제 규제 당국들의 승인이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중국에서 이 인수 건을 승인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중 무역 마찰이 시작되면서, 승인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고 이 인수 건의 성사 혹은 실패에 따라 주가가 크게 변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ARM-based Architecture 의 지속가능성
위에서 언급한 제품군들은 모두 ARM 이라는 아키텍처에 기반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만약 반도체 기술에만 집중한다면 ARM Holdings 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좋겠지만 이 회사는 소프트뱅크가 인수해버렸기 때문에 ARM 의 아키텍처를 잘 활용하는 퀄컴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ARM 이라는 아키텍처 자체가 다른 신규 아키텍처에 의해 교체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퀄컴의 경우에는 다양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ARM 아키텍처를 활용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러한 리스크가 발생한다고 해도 잘 극복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기술 발전의 속도나 방향은 쉽게 예측할 수 없기에 이러한 점은 염두에 두고 투자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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